마음의창, 눈동자 : Pupilography

어느 쪽 얼굴이 더 매력적인가요?

 

Pupilography, 눈동자

눈동자의 크기에 따른 매력도(Caltjcais 블로그에서 발췌. http://www.carlyjcais.com/in-advertising-size-matters-pupil-size-that-is)

아마도 당신은 오른쪽 얼굴을 택했을 겁니다.

세 개의 사진은 같은 여성의 광고사진이지만, 오른쪽으로 갈수록 눈동자(동공)의 크기가 더 클 뿐입니다.

단지 눈동자의 크기만 커졌을 뿐인데, 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까요? – 왜냐하면, 당신은 여인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여자가 당신에게 더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듯이, 많은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눈동자의 크기입니다.

눈동자는 기본적으로 구멍입니다.

눈이 빛을 받아들이기 위한 구멍이죠. 그러므로 눈동자는 색깔이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검정색이죠.(안구 속은 항상 어두우니까.)

흔히 말하는 파란 눈동자, ‘갈색 눈동자니 하는 표현은 틀린 말입니다. 색깔이 다른 부분은 홍채(iris)지요. 바로 눈동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눈동자 주변의 부분을 말합니다.

눈동자는 단지 구멍일 뿐이므로, 눈동자의 크기가 바뀐다는 것은 홍채가 얼마나 조여지는지, 혹은 벌려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눈동자의 크기는 왜 바뀔까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잘 보기 위해서는 적정한 양의 빛이 망막에 도달해야 하는데, 너무 적으면 잘 안 보이고, 너무 밝으면 눈이 부시지요.

눈은 홍채를 움직여서 눈동자의 크기를 조절함으로써, 망막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합니다.

주변이 어두우면 눈동자를 활짝 열어서 빛을 많이 받아들이고, 밝으면 최대한 오므려서 빛을 적게 받아들이지요.(카메라의 노출량을 조절하는 조리개와 똑같습니다.)

이 동공반사(빛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크기가 조절되는 반사)는 매우 자동적이고 기본적이라서, 사람이 의식을 잃었을 때 제일 먼저 확인하곤 합니다.

(영화에 보면 기절한 사람 눈동자에 후레쉬를 비추지요?동공반사를 관찰하여 뇌손상 유무를 판단합니다.)

너무 밝아서 동공을 좁히는 것으로도 모자라면, 눈을 가늘게 뜸으로써 빛의 양을 조절하기도 하지요.

눈동자, Pupilography

주변 밝기에 따라 눈동자 크기를 조절하여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하지만 눈동자는 단지 주변의 밝기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눈은 정신적 활동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흥미로운 대상을 보았을 때, 눈동자는 커지게 됩니다.

눈동자가 커졌다는 것은 지금 보고 있는 대상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고,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순간적으로 감지하고는 오른쪽 여자가 나에게 더 관심이 있고호의적이군하고 판단한 겁니다.

이런 판단과정은 우리의 뇌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어서, ‘눈동자가 큰 사람을 보다 매력적으로 느끼게끔반응한 거지요.

관심 있는 것을 볼 때, 눈동자는 커진다.

매력적인 이성을 볼 때,(실제든 사진이든) 눈동자는 커집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이러한 눈동자의 특징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인데요, 남성과 여성들에게 이성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매력도를 점수로 쓰게 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볼 때 동공의 크기를 측정하였지요. 과연 매력도와 동공의 크기는 어떤 관계일까요?

보시다시피, 대체로 매력적인 이성을 볼 때 동공은 커지고 있습니다.(특히 남성!)

눈동자

Tombs & Silverman, Pupillometry a sexual selection approach, 2004

세로축은 평가한 이성의 매력도를, 가로축은 눈동자의 크기를 나타낸다. (특히 남성의 경우) 매력이 높다고 평가할수록 눈동자가 커진다.

눈동자

James M Dabbs Jr, 1997, Testosterone and Pupillary Response to Auditory Sexual Stimuli

꼭 시각적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관심 있는 주제를 들었을 때에도 눈동자는 반응한다

만화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물을 그릴 때, 사랑에 빠졌거나 관심이 많은 상태의 인물은 눈동자를 아주 크게 그리는 반면, 마음이 닫혀있거나, 정색을 했을 때는 눈동자를 작게 그림으로써 감정을 표현하곤 했지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중세의 일부 매춘부들은 손님들을 더 유혹하기 위한 비밀스런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들은 악마의 풀이라고도 불리는 벨라돈나 Beiladonna 라는 약초를 사용했습니다.

이태리어로 <아름다운 숙녀 Bella donna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 약초의 즙을 눈에 떨어뜨리면동공이 크게 확대되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습니다.

사실은 벨라돈나에 들어있는 아트로핀이라는 일종의 독 성분 때문이었죠.

마찬가지로 중국의 보석상들은 몰래 고객들의 눈동자를 살폈다고 합니다. 보석들을 보던 손님의 눈동자가 확 커지면, 그 보석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가격을 비싸게 불렀다고 하지요.

일종의 뉴로마케팅이었던 셈입니다. 반대로 페르시아의 카펫 상인들은 물건을 흥정할 때 검은색 안경을 끼곤 했는데, 자신의 관심사를 상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현대의 수사관들도 비슷한 이유로 선글라스를 끼곤 하지요.)

편안하면 눈동자는 작아진다.

하지만 눈동자가 커진다고 해서 꼭 좋아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뭔가 충격적이거나 깜작 놀라게 되도 눈동자는 커지거든요. 다음의 결과를 볼까요.

눈동자

경북대학교 이민호 교수님의 2011년 ‘뇌기능 정보이해 기반 사용자 시선특징 및 선택적 주의집중 모델을 통한 의도파악’ 세미나 자료에서 발췌.

공포자극과 편안한 자극에서의 동공크기의 비교

좌측의 무시무시한 자극(물론 혐오스러운 자극일 겁니다.)와 우측의 편안한 자극이 있습니다. 이 때에도 사람들의 눈동자는 확대되는데, 물론 좋아서는 아니겠지요.

정부에서는 담배소비를 막기 위해서, 담배갑에 혐오스러운 사진(해골이나, 폐암 사진 등)을 의무적으로 인쇄하게 합니다.(주로 외국에서 많이 하죠).

보건당국에서는 가급적 충격적이고 강한 감정을 일으키는 사진을 쓰고 싶어할 테고, 담배회사 입장에서는 반대겠지요.

이럴 때 동공반응을 이용하여 사진이 주는 충격의 양을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후보 사진이 있을 때, 인지심리학적으로 가장 유리한 사진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어려운 과제에도 눈동자는 반응한다.

눈동자는 또한 정신적인 부하(mental load)에 따라 반응하기도 합니다. 뭔가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눈이 더 커지는 것이지요.

아래의 결과는 사람들에게 곱하기를 암산으로 시켰을 때(예컨대, 12*4)의 눈동자의 크기변화를 측정한 것입니다. 가로축은 시간의 흐름이고, 세로축은 눈동자의 크기입니다.

첫 번째 회색막대(Mutiplicant presented)는 첫 번째 곱할 숫자(12)를 제시한 시간이고, 두 번째 회색막대(multiplier present)는 두 번째로 곱할 숫자(4)를 제시한 시간입니다.

이 때 난이도에 따라 쉬운 것(easy), 보통(medium), 어려운 것(difficult)으로 나누었을 때, 다음과 같이 변화하였습니다.

(S. Ahern & J.B eatty, Pupillary responses during information processing vary with scholastic aptitude test scores. Science, 1979)

첫 번째 숫자를 받았을 때, 사람들은 살짝 긴장하면서 눈동자가 커집니다. 두 번째 숫자를 받고(이제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눈동자는 완전히 커지는데, 쉬운 문제를 푸는 사람은 금방 긴장을 풀고 눈동자가 작아지는 반면, 어려울수록 눈동자는 커진 상태를 유지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마법의 숫자 7 (Magic number 7)’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마법의 숫자 7+-2‘ 인데, 이는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개수가 7(혹은 달라봤다 5~9)라는 뜻입니다.

그 이상이 넘어가면 인간의 인지구조로는 기억이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전화번호도7~8자리를 넘지 않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과 관련하여 눈동자의 크기 변화를 연구한 사례도 있습니다.

, 사람들에게 연속된 숫자를 불러주고 외우게 하는 거죠. 숫자가 많아질수록 어려워지고, 눈동자의 크기도 커집니다.

하지만 9개 이상의 숫자를 외우게 하면, 더 이상 눈동자는 더 커지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과제는 똑같이 어려워서 차이가 무의미하게 된 것이지요. 심리학적 원리를 신경생리학적으로 풀어낸 좋은 사례입니다.(Peavler, 1974)

이런 원리는 마케팅적으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제품의 정보를 알리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입하려고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인지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특성들은 사실은 동일한 신경생리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계의 활성화, 다시 말해 긴장상태가 되면 눈동자는 커진다는 거지요.

동물은 진화적으로 싸우거나 도망가야 하는(Fight or Flight) 상태가 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비상체제에 돌입합니다.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근육으로 피가 몰리지요.

마찬가지로 감각도 예민해지기 위해서 눈동자도 커집니다. 더 많은 시각적 자극을 받아들이기 위해서지요.

반대로 위기상황이 사라지고, 편안한 상태가 되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정확히 반대의 역할을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벨라돈나의 아트로핀이란 성분도, 사실은 부교감신경 마취제의 일종입니다.

부교감신경이 억제되므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즉 비상사태로 느끼고) 그로 인해 눈동자가 커지는 것이지요.

눈은 보고 싶은 것과 보기 싫은 것을 골라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눈동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때커진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대상을 더 잘 보기 위해서, 위험한 대상을 더 민감하게 조사하기 위해서지요.

그렇기 때문에 싫어하는 대상을 보게 되면, 보기가 싫어서 눈동자가 작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혐오자극으로 사용된 절단된 어린이

이런 사진을 보게 되면, 처음에는 깜짝 놀라서눈동자가 커지지만,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나서) ‘더 보고 싶지 않아서눈동자가 더 작아집니다.

(Hess, Constriction of pupil size in response to negative stimuli, 1972)

이러한 눈동자의 특징을 이용해서 여론조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정치인과 싫어하는 정치인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1975Clack & Ertas의 연구에 의하면, 당시 미국 대선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fan)과 빌 맥거번(Bill McGovern)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눈동자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재미있게도, 어느 쪽 정치인을 보여주더라도 눈동자는 작아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치인이란 기본적으로 혐오자극인 모양입니다.

눈동자의 반응은 개인적 관심사에 따라 다르다.

이와 같은 눈동자의 심리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래의 자료는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흡연자에게 매우 자극적이지만, 비흡연자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에게 시각적 자극물을 보여주며 동공크기의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그래프에서 빨간색 선은 흡연자의 눈동자 크기이고,검은색 선은 비흡연자입니다.

A자극은 평범한 바구니를 보여줌으로써 중립적 자극물이 눈동자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BC자극물은 에로틱한 장면과 혐오스러운 자극물을 보여줌으로써 공통적으로 눈동자가 커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D자극물인데, 바로 담배를 피우는 장면입니다.

흡연자(빨간색)와 비흡연자(검은색)의 눈동자 크기의 변화. A : 평범한 자극물, 눈동자 크기의 변화없음. B : 에로틱한 장면. 모두 눈동자가 커짐. C : 혐오스러운 장면. 모두 눈동자가 커짐. D : 담배피우 는 장면. 흡연자의 눈동자만 커짐. 경희대학교 이혜정 외, 2008, The Journal of Physiological Sciences에 발표된 연구결과에서 발췌

이런 결과를 보면, 시청자(청소년)에게 흡연이나 음주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흡연 장면, 음주장면을 금지하는 TV정책은 나름대로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말 그대로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광고효과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눈동자 크기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눈동자의 크기는 이렇게 마케팅적, 혹은 사회조사를 위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눈동자 크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휴대용 퓨필로미터로 눈동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모습

눈동자를 측정하는 장비를 퓨필로미터(pupillometer)라고 합니다. 주로 비디오로 찍은 눈 사진에서,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해서 눈동자 영역을 찾고 그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지요.

그림에 나와 있듯이 휴대용 퓨필로미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데이터를 수집하기에도, 자극물을 보여주기에도 불편하겠지요.

보통은 시선추적장치, 즉 아이트래커(Eye tracker)를 사용합니다.

최근에 사용되는 아이트래커는 안경처럼 착용하는 고글 형태나 혹은 모니터 아래 부착되는 비접촉식으로 구성되는데,  어느 쪽이든 시선의 위치와 함께 눈동자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눈이 멀리 떨어져 있는 비접촉식보다는, 고글형태의 아이트래커가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겠지요.

Pupilography

고글형 아이트래커(좌)와 비접촉식 아이트래커(우)를 이용하여 동공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눈동자 크기측정과 뉴로마케팅

사실, 이러한 눈동자 크기는 국내에서도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눈동자의 동공반사를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설명했다시피 눈동자는 지각된 주변 밝기에 따라 눈동자의 크기를 조절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변의 실제밝기가 아니라, ‘지각된 밝기라는 점이지요. 이 둘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읽는 상황을 생각해 보지요.

스마트 기기의 화면 밝기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바로 배터리 용량과 직결되는 문제니까요.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은 밝은 화면을 좋아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밝게 하면 배터리 소모가 심해집니다.

혹은 사용성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어둡거나 밝은 것은 가독성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스마트 기기를 보고 있을 때, 화면의 밝기를 두 배로 증가시킨다고 해서 사람이 두 배로 밝다고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눈동자가 1/2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지요.

이 때 눈동자의 크기를 측정함으로써, 실제로 사람이 지각하는 밝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눈이 지각하는 차이는 미비한데, 굳이 전력을 낭비해가며 밝기를 높여야 할 이유는 없겠지요.

게다가 밝은 곳에서와 어두운 곳에서의 적절한 밝기를 찾는 것과 같은 어려운 문제도, 눈동자 반응을 참고하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눈동자는 흥미로운 정보에 반응하기 때문에, 최적의 광고 소구점를 찾아내는 데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똑같은 제품을 광고하더라도, 고객들이 반응은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스펙이나 가격에 대한 정보를 볼 때는 별 반응이 없다가,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을 볼 때는 눈동자의 변화가 탐지되었다면,

광고소구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 선호도나 네이밍 선호도를 측정할 때도 사용되곤 합니다. 여러 개의 디자인 시안을 순차적으로 제시할 때, 보다 감성적인 흥미를 주는 시안에서 동공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는 뇌파나 GSR을 이용한 실험 방법과 유사합니다.)

컨텐츠의 흥미도를 측정하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광고나 뮤직비디오, 영화 예고편 등은 짧은 시간 내에 강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요.

이러한 종류의 자극물은 시간이 짧아 좋은 조사 대상이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영상물은 계속해서 화면 밝기가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주의 깊게 처리해야 합니다.

내용에 의한 눈동자 변화보다, 화면 밝기에 의한 눈동자 변화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소거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요원한 편입니다.

요즘은 노트북에 웹캠이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지요. 혹은 TV에도 카메라가 장착된 제품도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장비들이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의 눈동자 크기를 수집할 수 있다면, 광고라든가 게임의 효과측정에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동의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 현재의 웹캠으로는 눈동자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눈동자를 명확하게 촬영하기 위해 적외선 조명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그런 장치를 TV나 노트북에 포함시키는 어렵지요. (KIOSK나 디지털 사이니지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의창, 눈동자 : Pupilography

어느 쪽 얼굴이 더 매력적인가요?

 

Pupilography, 눈동자

눈동자의 크기에 따른 매력도(Caltjcais 블로그에서 발췌. http://www.carlyjcais.com/in-advertising-size-matters-pupil-size-that-is)

아마도 당신은 오른쪽 얼굴을 택했을 겁니다.

세 개의 사진은 같은 여성의 광고사진이지만, 오른쪽으로 갈수록 눈동자(동공)의 크기가 더 클 뿐입니다.

단지 눈동자의 크기만 커졌을 뿐인데, 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까요? – 왜냐하면, 당신은 여인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여자가 당신에게 더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듯이, 많은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눈동자의 크기입니다.

눈동자는 기본적으로 구멍입니다.

눈이 빛을 받아들이기 위한 구멍이죠. 그러므로 눈동자는 색깔이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검정색이죠.(안구 속은 항상 어두우니까.)

흔히 말하는 파란 눈동자, ‘갈색 눈동자니 하는 표현은 틀린 말입니다. 색깔이 다른 부분은 홍채(iris)지요. 바로 눈동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눈동자 주변의 부분을 말합니다.

눈동자는 단지 구멍일 뿐이므로, 눈동자의 크기가 바뀐다는 것은 홍채가 얼마나 조여지는지, 혹은 벌려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눈동자의 크기는 왜 바뀔까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잘 보기 위해서는 적정한 양의 빛이 망막에 도달해야 하는데, 너무 적으면 잘 안 보이고, 너무 밝으면 눈이 부시지요.

눈은 홍채를 움직여서 눈동자의 크기를 조절함으로써, 망막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합니다.

주변이 어두우면 눈동자를 활짝 열어서 빛을 많이 받아들이고, 밝으면 최대한 오므려서 빛을 적게 받아들이지요.(카메라의 노출량을 조절하는 조리개와 똑같습니다.)

이 동공반사(빛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크기가 조절되는 반사)는 매우 자동적이고 기본적이라서, 사람이 의식을 잃었을 때 제일 먼저 확인하곤 합니다.

(영화에 보면 기절한 사람 눈동자에 후레쉬를 비추지요?동공반사를 관찰하여 뇌손상 유무를 판단합니다.)

너무 밝아서 동공을 좁히는 것으로도 모자라면, 눈을 가늘게 뜸으로써 빛의 양을 조절하기도 하지요.

눈동자, Pupilography

주변 밝기에 따라 눈동자 크기를 조절하여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하지만 눈동자는 단지 주변의 밝기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눈은 정신적 활동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흥미로운 대상을 보았을 때, 눈동자는 커지게 됩니다.

눈동자가 커졌다는 것은 지금 보고 있는 대상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고,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순간적으로 감지하고는 오른쪽 여자가 나에게 더 관심이 있고호의적이군하고 판단한 겁니다.

이런 판단과정은 우리의 뇌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어서, ‘눈동자가 큰 사람을 보다 매력적으로 느끼게끔반응한 거지요.

관심 있는 것을 볼 때, 눈동자는 커진다.

매력적인 이성을 볼 때,(실제든 사진이든) 눈동자는 커집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이러한 눈동자의 특징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인데요, 남성과 여성들에게 이성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매력도를 점수로 쓰게 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볼 때 동공의 크기를 측정하였지요. 과연 매력도와 동공의 크기는 어떤 관계일까요?

보시다시피, 대체로 매력적인 이성을 볼 때 동공은 커지고 있습니다.(특히 남성!)

눈동자

Tombs & Silverman, Pupillometry a sexual selection approach, 2004

세로축은 평가한 이성의 매력도를, 가로축은 눈동자의 크기를 나타낸다. (특히 남성의 경우) 매력이 높다고 평가할수록 눈동자가 커진다.

눈동자

James M Dabbs Jr, 1997, Testosterone and Pupillary Response to Auditory Sexual Stimuli

꼭 시각적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관심 있는 주제를 들었을 때에도 눈동자는 반응한다

만화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물을 그릴 때, 사랑에 빠졌거나 관심이 많은 상태의 인물은 눈동자를 아주 크게 그리는 반면, 마음이 닫혀있거나, 정색을 했을 때는 눈동자를 작게 그림으로써 감정을 표현하곤 했지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중세의 일부 매춘부들은 손님들을 더 유혹하기 위한 비밀스런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들은 악마의 풀이라고도 불리는 벨라돈나 Beiladonna 라는 약초를 사용했습니다.

이태리어로 <아름다운 숙녀 Bella donna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 약초의 즙을 눈에 떨어뜨리면동공이 크게 확대되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습니다.

사실은 벨라돈나에 들어있는 아트로핀이라는 일종의 독 성분 때문이었죠.

마찬가지로 중국의 보석상들은 몰래 고객들의 눈동자를 살폈다고 합니다. 보석들을 보던 손님의 눈동자가 확 커지면, 그 보석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가격을 비싸게 불렀다고 하지요.

일종의 뉴로마케팅이었던 셈입니다. 반대로 페르시아의 카펫 상인들은 물건을 흥정할 때 검은색 안경을 끼곤 했는데, 자신의 관심사를 상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현대의 수사관들도 비슷한 이유로 선글라스를 끼곤 하지요.)

편안하면 눈동자는 작아진다.

하지만 눈동자가 커진다고 해서 꼭 좋아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뭔가 충격적이거나 깜작 놀라게 되도 눈동자는 커지거든요. 다음의 결과를 볼까요.

눈동자

경북대학교 이민호 교수님의 2011년 ‘뇌기능 정보이해 기반 사용자 시선특징 및 선택적 주의집중 모델을 통한 의도파악’ 세미나 자료에서 발췌.

공포자극과 편안한 자극에서의 동공크기의 비교

좌측의 무시무시한 자극(물론 혐오스러운 자극일 겁니다.)와 우측의 편안한 자극이 있습니다. 이 때에도 사람들의 눈동자는 확대되는데, 물론 좋아서는 아니겠지요.

정부에서는 담배소비를 막기 위해서, 담배갑에 혐오스러운 사진(해골이나, 폐암 사진 등)을 의무적으로 인쇄하게 합니다.(주로 외국에서 많이 하죠).

보건당국에서는 가급적 충격적이고 강한 감정을 일으키는 사진을 쓰고 싶어할 테고, 담배회사 입장에서는 반대겠지요.

이럴 때 동공반응을 이용하여 사진이 주는 충격의 양을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후보 사진이 있을 때, 인지심리학적으로 가장 유리한 사진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어려운 과제에도 눈동자는 반응한다.

눈동자는 또한 정신적인 부하(mental load)에 따라 반응하기도 합니다. 뭔가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눈이 더 커지는 것이지요.

아래의 결과는 사람들에게 곱하기를 암산으로 시켰을 때(예컨대, 12*4)의 눈동자의 크기변화를 측정한 것입니다. 가로축은 시간의 흐름이고, 세로축은 눈동자의 크기입니다.

첫 번째 회색막대(Mutiplicant presented)는 첫 번째 곱할 숫자(12)를 제시한 시간이고, 두 번째 회색막대(multiplier present)는 두 번째로 곱할 숫자(4)를 제시한 시간입니다.

이 때 난이도에 따라 쉬운 것(easy), 보통(medium), 어려운 것(difficult)으로 나누었을 때, 다음과 같이 변화하였습니다.

(S. Ahern & J.B eatty, Pupillary responses during information processing vary with scholastic aptitude test scores. Science, 1979)

첫 번째 숫자를 받았을 때, 사람들은 살짝 긴장하면서 눈동자가 커집니다. 두 번째 숫자를 받고(이제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눈동자는 완전히 커지는데, 쉬운 문제를 푸는 사람은 금방 긴장을 풀고 눈동자가 작아지는 반면, 어려울수록 눈동자는 커진 상태를 유지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마법의 숫자 7 (Magic number 7)’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마법의 숫자 7+-2‘ 인데, 이는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개수가 7(혹은 달라봤다 5~9)라는 뜻입니다.

그 이상이 넘어가면 인간의 인지구조로는 기억이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전화번호도7~8자리를 넘지 않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과 관련하여 눈동자의 크기 변화를 연구한 사례도 있습니다.

, 사람들에게 연속된 숫자를 불러주고 외우게 하는 거죠. 숫자가 많아질수록 어려워지고, 눈동자의 크기도 커집니다.

하지만 9개 이상의 숫자를 외우게 하면, 더 이상 눈동자는 더 커지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과제는 똑같이 어려워서 차이가 무의미하게 된 것이지요. 심리학적 원리를 신경생리학적으로 풀어낸 좋은 사례입니다.(Peavler, 1974)

이런 원리는 마케팅적으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제품의 정보를 알리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입하려고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인지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특성들은 사실은 동일한 신경생리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계의 활성화, 다시 말해 긴장상태가 되면 눈동자는 커진다는 거지요.

동물은 진화적으로 싸우거나 도망가야 하는(Fight or Flight) 상태가 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비상체제에 돌입합니다.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근육으로 피가 몰리지요.

마찬가지로 감각도 예민해지기 위해서 눈동자도 커집니다. 더 많은 시각적 자극을 받아들이기 위해서지요.

반대로 위기상황이 사라지고, 편안한 상태가 되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정확히 반대의 역할을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벨라돈나의 아트로핀이란 성분도, 사실은 부교감신경 마취제의 일종입니다.

부교감신경이 억제되므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즉 비상사태로 느끼고) 그로 인해 눈동자가 커지는 것이지요.

눈은 보고 싶은 것과 보기 싫은 것을 골라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눈동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때커진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대상을 더 잘 보기 위해서, 위험한 대상을 더 민감하게 조사하기 위해서지요.

그렇기 때문에 싫어하는 대상을 보게 되면, 보기가 싫어서 눈동자가 작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혐오자극으로 사용된 절단된 어린이

이런 사진을 보게 되면, 처음에는 깜짝 놀라서눈동자가 커지지만,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나서) ‘더 보고 싶지 않아서눈동자가 더 작아집니다.

(Hess, Constriction of pupil size in response to negative stimuli, 1972)

이러한 눈동자의 특징을 이용해서 여론조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정치인과 싫어하는 정치인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1975Clack & Ertas의 연구에 의하면, 당시 미국 대선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fan)과 빌 맥거번(Bill McGovern)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눈동자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재미있게도, 어느 쪽 정치인을 보여주더라도 눈동자는 작아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치인이란 기본적으로 혐오자극인 모양입니다.

눈동자의 반응은 개인적 관심사에 따라 다르다.

이와 같은 눈동자의 심리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래의 자료는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흡연자에게 매우 자극적이지만, 비흡연자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에게 시각적 자극물을 보여주며 동공크기의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그래프에서 빨간색 선은 흡연자의 눈동자 크기이고,검은색 선은 비흡연자입니다.

A자극은 평범한 바구니를 보여줌으로써 중립적 자극물이 눈동자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BC자극물은 에로틱한 장면과 혐오스러운 자극물을 보여줌으로써 공통적으로 눈동자가 커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D자극물인데, 바로 담배를 피우는 장면입니다.

흡연자(빨간색)와 비흡연자(검은색)의 눈동자 크기의 변화. A : 평범한 자극물, 눈동자 크기의 변화없음. B : 에로틱한 장면. 모두 눈동자가 커짐. C : 혐오스러운 장면. 모두 눈동자가 커짐. D : 담배피우 는 장면. 흡연자의 눈동자만 커짐. 경희대학교 이혜정 외, 2008, The Journal of Physiological Sciences에 발표된 연구결과에서 발췌

이런 결과를 보면, 시청자(청소년)에게 흡연이나 음주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흡연 장면, 음주장면을 금지하는 TV정책은 나름대로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말 그대로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광고효과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눈동자 크기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눈동자의 크기는 이렇게 마케팅적, 혹은 사회조사를 위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눈동자 크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휴대용 퓨필로미터로 눈동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모습

눈동자를 측정하는 장비를 퓨필로미터(pupillometer)라고 합니다. 주로 비디오로 찍은 눈 사진에서,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해서 눈동자 영역을 찾고 그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지요.

그림에 나와 있듯이 휴대용 퓨필로미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데이터를 수집하기에도, 자극물을 보여주기에도 불편하겠지요.

보통은 시선추적장치, 즉 아이트래커(Eye tracker)를 사용합니다.

최근에 사용되는 아이트래커는 안경처럼 착용하는 고글 형태나 혹은 모니터 아래 부착되는 비접촉식으로 구성되는데,  어느 쪽이든 시선의 위치와 함께 눈동자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눈이 멀리 떨어져 있는 비접촉식보다는, 고글형태의 아이트래커가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겠지요.

Pupilography

고글형 아이트래커(좌)와 비접촉식 아이트래커(우)를 이용하여 동공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눈동자 크기측정과 뉴로마케팅

사실, 이러한 눈동자 크기는 국내에서도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눈동자의 동공반사를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설명했다시피 눈동자는 지각된 주변 밝기에 따라 눈동자의 크기를 조절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변의 실제밝기가 아니라, ‘지각된 밝기라는 점이지요. 이 둘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읽는 상황을 생각해 보지요.

스마트 기기의 화면 밝기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바로 배터리 용량과 직결되는 문제니까요.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은 밝은 화면을 좋아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밝게 하면 배터리 소모가 심해집니다.

혹은 사용성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어둡거나 밝은 것은 가독성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스마트 기기를 보고 있을 때, 화면의 밝기를 두 배로 증가시킨다고 해서 사람이 두 배로 밝다고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눈동자가 1/2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지요.

이 때 눈동자의 크기를 측정함으로써, 실제로 사람이 지각하는 밝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눈이 지각하는 차이는 미비한데, 굳이 전력을 낭비해가며 밝기를 높여야 할 이유는 없겠지요.

게다가 밝은 곳에서와 어두운 곳에서의 적절한 밝기를 찾는 것과 같은 어려운 문제도, 눈동자 반응을 참고하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눈동자는 흥미로운 정보에 반응하기 때문에, 최적의 광고 소구점를 찾아내는 데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똑같은 제품을 광고하더라도, 고객들이 반응은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스펙이나 가격에 대한 정보를 볼 때는 별 반응이 없다가,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을 볼 때는 눈동자의 변화가 탐지되었다면,

광고소구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 선호도나 네이밍 선호도를 측정할 때도 사용되곤 합니다. 여러 개의 디자인 시안을 순차적으로 제시할 때, 보다 감성적인 흥미를 주는 시안에서 동공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는 뇌파나 GSR을 이용한 실험 방법과 유사합니다.)

컨텐츠의 흥미도를 측정하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광고나 뮤직비디오, 영화 예고편 등은 짧은 시간 내에 강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요.

이러한 종류의 자극물은 시간이 짧아 좋은 조사 대상이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영상물은 계속해서 화면 밝기가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주의 깊게 처리해야 합니다.

내용에 의한 눈동자 변화보다, 화면 밝기에 의한 눈동자 변화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소거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요원한 편입니다.

요즘은 노트북에 웹캠이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지요. 혹은 TV에도 카메라가 장착된 제품도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장비들이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의 눈동자 크기를 수집할 수 있다면, 광고라든가 게임의 효과측정에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동의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 현재의 웹캠으로는 눈동자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눈동자를 명확하게 촬영하기 위해 적외선 조명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그런 장치를 TV나 노트북에 포함시키는 어렵지요. (KIOSK나 디지털 사이니지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